2024.11.25
앞선 이틀을 오슬로에서 꽉 채우고
그곳을 떠나올 적에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아 이 정도면 됐다! 이젠 안 와도 되겠다"
열심히 돌아다니고 즐겨도, 떠나올 때 너무 아쉬운 도시가 있는데
오슬로는 모난 구석없이, 모든 게 다 너무나 좋았지만
이 정도면 볼 것 다 본 것만 같은(물론 사실이 아니다) 기분에 왠지 아쉬움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졌다.
하지만 플롬은..
아주 작은 마을이고, 하루- 아니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지만
도착한 지 30분 만에 느낄 수 있었다.
떠날 때 무조건 아쉬울 거라는 거, 아니 지금부터 벌써 아쉽다는 걸!
🥺 🥹 🥺
서둘러 숙소에 체크인하고, 캐리어를 밀어 넣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와
마음껏 풍경에 감격해 보는 엄마와 나.
연신 사진을 찍으며, 감상하느라 바빠 엄마와 나는 말없이 중심가로 향한다.








2시에 플롬에 도착해서 체크인 후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덧 오후 3시.
일몰시간인 4시가 임박한 터라, 시간이 아까워 점심은 간단히 해결하기로 한다.
구글 맵에서 찾은 핫도그를 파는 푸드트럭은 오늘은 영업을 하지 않는지 굳게 닫혀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문을 연 작은 샌드위치 가게가 하나 보인다.
여기서 식사를 해결해볼까 싶어 밖에서 메뉴를 구경하다 보니 어딘가 익숙한 단어가!


노르웨이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지만,
김치라는 단어에 왠지 설레는 기분!
그리고 타국에서 먹는 김치 샌드위치라니? 도전하기에 너무 충분한 메뉴이다.
가게 내부 자리는 협소해 처음엔 자리가 없었지만,
다행히 음식이 나올 즈음엔 자리가 나서 따뜻한 실내에서 먹을 수 있었다.
(처음엔 야외에서 먹으려 했지만 은근 쌀쌀해서 계획 변경😂)






우리가 주문한 건,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치즈 샌드위치와 오늘의 스프인 호박스프!
주황색의 늙은 호박 스프를 생각했는데, 초록색의 스프가 나와 좀 당황했지만
슴슴한 맛에 묘하게 계속 손이 간다.
김치가 든 샌드위치는 상상이 안 가서, 실패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지만 이게 웬걸!
샌드위치 안의 고기가 두툼해서 그런지, 고기와 담백한 빵 그리고 치즈와 김치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김치도 어설픈 김치가 아닌 김치 그 본연의 맛! (약간 비비고 김치 느낌)
주인장들은 누가 봐도 유럽사람인데 이게 이 사람들 입맛에도 맞는 걸까? 아님 단지 아시안 관광객들을 위한 메뉴일까?
궁금해하던 찰나에 어떤 손님이 김치샌드위치에 대해 묻자, 사장님이 아시안이 선호하는 약간 스파이시한 샌드위치라고 설명을 해준다.🤣
🥪 🥪 🥪
김치로 충전을 하고 다시 구경을 할 차례!
일몰 전 조금이라도 더 구경을 하기 위해 바삐 걸음을 움직여본다.




새파랗다 못해 손만 닿아도 얼어버릴 것 같은 파란 호수, 그리고 희끗한 산의 조화는 당연히 기대한 만큼 예쁘지만,
뒤돌아 바라보는 마을의 모습이 예상치 못하게 내 마음을 뺏는다.
차마 카메라 한 프레임에 다 담을 수도 없는 거대한 산,
그리고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이 거대한 산 아래의 작은 집들이 금세 덮여버릴 것 같은데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 ⛰️ ⛰️
일몰시간이 가까워오니 어느덧 하늘이 어둑어둑해진다.
잠깐 Coop에 들러 저녁으로 먹을 식재료를 간단히 사고 철도박물관에 들렀다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플롬에선 마을 구경 외에는 철도박물관, 스테가스타인 전망대, 그리고 미니어처기차 투어가 유명하다.
특히 난 스테가스타인 전망대는 꼭 가보고 싶었기에, 여행 일정을 조정해 보려고 애써 머리를 굴려보았다.
다음날 오전에 플롬을 떠나는 크루즈를 예약해 둔 터라
전망대를 가려면 플롬에 도착하자마자 전망대 투어를 이용해야 했는데,
투어가 끝나고 돌아오면 일몰시간이 지나기에 플롬 마을 구경을 못하게 되고..
다음날 크루즈 일정을 오후로 미루고 아침에 전망대 투어를 갈까 했지만,
이 크루즈가 넛셀투어의 꽃🌸인데 해가 져갈 때 크루즈를 타는 것도 망설여지고..
결정적으로 최종 도착지인 베르겐이 도착했을 땐 너무 늦어져 베르겐 관광을 날리게 되는 상황이었다.
(베르겐-트롬소 비행 편은 자주 있지 않은 데다, 미리 예약해 둔 오로라 투어 때문에 아침 비행 편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스테가스테인 전망대는 포기..!
(혹시나 관심 있을 누군가를 위한 플롬 전망대 투어 링크는 여기에)
전망대는 언젠가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가 플롬에서 머무르는 중 마을 구경 외에 할 수 있는 건 오직 철도 박물관 구경뿐.
무료로 개방하는 만큼, 박물관은 작고 구경거리도 많지는 않지만 나름 알차다.







박물관을 쓱 둘러보고 나오니 아직 오후 4시 반,
저녁을 먹기에도 아직 한참 남은 시간인데 하늘은 금세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 마을은 어두워져도 어쩜 이렇게나 이쁜지!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우리의 숙소, Flam Marina 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너무나 좋았던 숙소 후기는 따로 포스팅하기로..🤗)






급히 나오느라 던져놨던 짐을 좀 풀고, 씻고 나니 노곤노곤..
결국 저녁 먹기도 전에 엄마랑 나는 각자 쇼파에서 졸다가, 겨우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잠들어버렸다.
해가 일찍 지니깐 자꾸 숙소에 일찍 들어오게 되고,
밖이 깜깜하니 숙소에선 자꾸 졸게 되고..
일찍 자니 자꾸 새벽에 깨고..😭
수많은 여행에서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번 여행은 시차적응 완전 망🥲
그래도 내일은 기대하던 피오르드 투어!
내일은 크루즈, 버스, 기차를 타느라 힘들 테니 일찍 자는 거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며 다시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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