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탈리아, 스위스(Italia, Switzerland) 26

Epilogue. 어느 날 스위스에서 날아온 과속 딱지

아직 여행 다녀온 추억에 젖어 현실을 살아가고 있던 12월 어느 날, 집으로 왠 낯선 봉투가 날아왔다. 발송지는 우리가 차를 렌트했던 이탈리아 Hertz. 차근차근 읽어보니 우리는 여행 중 도로교통법을 위반했고, 당시 차를 렌트했던 내 개인정보를 관할 당국에 제공했으며, 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데 든 비용 30.5유로는 당시 등록한 신용카드로 빠져나갈 거라는 내용. 또 법규 위반 내용(=벌금 통지서)은 조만간 이 주소로 갈 거라는 무시무시한 예고까지..😱😱.. 대체 어디서 과속을 했던 걸까 남편과 머리를 맞대며 고민해보았을 땐, 마음에 딱 하나 걸리는 곳은 마지막 날 밀라노로 향하던 이탈리아에서의 고속도로였다. 이탈리아는 과속 카메라가 도로 표지판 뒤에 붙어 있어서,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차 후면을 찍는다고..

Day 11.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는 날

[2018.09.30] 여행 마지막 날 첫날이 그랬듯, 마지막 날도 이동만 하다 끝나는 날이다. 공항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택스 리펀을 하고 비행기 탑승! 출발할 땐 지연될까 짐 분실될까 걱정 한가득이었는데, 집에 돌아가는 길은 마음이 가볍기만 하다. 그리고 도착한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경유시간이 6시간 가까이 되어 시간이 여유로웠기 때문에, 처음 여행 계획을 세울 적엔 모스크바 시내에 잠깐 다녀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항이 시내와 꽤나 멀어 이동시간, 입/출국 시간을 제외하면 시내 구경은 고작 2~3시간밖에 못하는 데다, 러시아는 영어 간판이 거의 없어 초행자는 길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많은 리뷰들에 겁먹고는 몸도 피곤하니 그냥 라운지에서 늘어지게 쉬기를 택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기도 하..

Day 10. 세라발레 아울렛에서 폭풍쇼핑, 밀라노에서 마지막 밤을!

[2018.09.29] 신혼여행 때도 가지 않았던 나름의 명품 아울렛 쇼핑을 결혼한 지 3년 뒤인 오늘, 드디어 해보는 날. 남편은 중국 부자들과 중동 부자들이 싹 쓸어가는 탓에 아울렛에 일찍 가지 않으면 구매는커녕 구경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는, 그간 명품백 하나 없던 내가 안쓰러웠는지(?) 그런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호들갑을 떨더니 굳이 전날 저녁 문 닫는 아울렛에 답사까지 다녀왔더랬다. 당연히 오늘은 오픈 시간에 도착해야 한대서 일찍 일어나 나갈 준비 중, 졸린 눈을 비비며 커텐을 걷으니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전날 밤은 깜깜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곳에 넓은 포도밭이 펼쳐져 있다. 아울렛에 들렀다가 바로 밀라노로 향할 예정이기 때문에, 짐을 모두 싸고 호텔을 나섰다. 호..

세라발레 숙소 후기 - Hotel Villa La Bollina

밀라노에서 세라발레 아울렛까지는 차로 1시간 15분정도 걸리는 거리.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오후에 넘어온 우리는, 굳이 무리해서 밀라노까지 갈 필요없이 다음날 쇼핑을 위해 세라발레 아울렛 근처에서 묵기로 했다. 세라발레로 오는 길에 건성건성 예약한 숙소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너무나 스산하고 어두웠고...🤦‍♀️ (자세한 후기는 요기) 위약금까지 물어가며 새로 예약한 숙소는 다행히도 너무나 좋았다. 바로 호텔 빌라 라 볼리나 Hotel Villa La Bollina. 가격대는 조금 있지만, 그만큼 깔끔하고 좋았던 호텔이다. 위치/주차장 우리가 도착한 때는 깜깜한 밤. 일단 이 주변 동네의 풍경은, 아울렛 초 근접한 지역 외에는 산과, 어두운 골목으로 가득했다. 가게들이나 집들이 있을 법한 곳은 어두컴컴하기..

Day 9-2. 몽트뢰 산책, 그리고 험난한 세라발레 숙소 구하기

[2018.09.28] 브베를 떠나 15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몽트뢰 Montreux. 세계 3대 재즈 페스티벌인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이 매년 이 곳에서 열리고, 또 퀸의 싱어, 프레디 머큐리(에-오🕺)가 사랑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브베에서 차로 고작 15분 떨어진 도시, 같은 레만 호수를 끼고 있지만 몽트뢰는 왠지 모르게 브베와는 다른 분위기의 도시이다. 브베는 스위스 현지인들의 여유와 생활이 느껴지는 아담한 마을이었다면 몽트뢰는 수많은 호텔들과 식당들 덕에 관광지의 느낌이 조금 더 강하게 든다. 하지만 고요한 레만 호수 덕일까? 꾸며지거나 복잡하지 않은, 그냥 활기찬 느낌의 도시이다. 산책길을 조금 더 걷다 보니 플리마켓, 우리말로 벼룩시장이 우릴 반긴다. 비록 구매한 건 없었지만 기웃기웃 거리..

Day 9-1. 브베에서의 산책

[2018.09.28] 며칠간 잘 묵은 벤겐에서 떠나는 날. 이 구석진 벤겐에서 묵은 탓에, 인터라켄 지역을 잘 즐기지 못한 것 같아 떠나는 발걸음이 아쉽기도 하다. 짐을 챙기고, 키를 반납하고, 우리의 렌트카가 있는 라우터브루넨으로 다시 돌아간다. 고작 이틀 타지 않았을 뿐인데, 라우터브루넨 기차역에 주차된 우리 렌트카를 보니 왠지 반갑다.😁 캐리어를 싣고, 다음 우리의 목적지로 출발! 오늘은 스위스 몇 개 도시를 구경하고,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바로, 열흘 남짓한 우리 일정 중 가장 기~인 거리를 이동한 날이다. 스위스의 공용어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 4가지. 재밌는건 프랑스와 가까운 곳은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이탈리아와 가까운 곳은 이탈리아어, 동쪽 극히 일부 지역은..

Day 8. 늦잠, 체르마트, 그리고 마테호른

[2018.09.27] 어느 때보다 구린 컨디션으로 시작한 이번 여행. 체하고 멀미하고 고산병에 숙취까지.. 그간 쌓인 피로 때문에 (남편은 내 간호로 쌓인 피로 때문에😓) 오늘은 엄청나게 늦잠을 잤다. 변명을 조금 더 해보자면, 벤겐 숙소의 침대가 너무나 푹신해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구..😁😁 느지막이 일어나 전날 먹다 남은 닭볶음탕과 밥으로 아점을 해결하고 정오가 되어서야 오늘의 목적지, 체르마트 Zermatt 로 향한다. 우리가 묵은 벤겐에서 체르마트까지는 기차만 타면 갈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직행열차(?)는 없어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벤겐에서 라우터브루넨으로 17분, 라우터브루넨에서 인터라켄 동역으로 20분, 인터라켄 동역에서 스피츠로 20분, 스피츠에서 비스프로 25분, 그러..

Day 7-2. 인터라켄에서의 패러글라이딩

[2018.09.26] 브리엔츠 호수 유람선을 타고 마지막 목적지인 브리엔츠에 도착했다. 다시 인터라켄으로 돌아갈 때도 유람선을 타고 갈 수 있지만, 애매한 시간 때문에 기차로 돌아가기로 했다. 만능 스위스패스를 들고 인터라켄으로 가는 기차에 탑승! 기차 안에서 보는 호수의 모습도 색다르게 예쁘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인터라켄ㅡ이 아니라 바로 슈피츠 Spiez! 인터라켄에서 내리기엔 패러글라이딩 약속 시간이 너무 많이 남고, 어디 카페에 들어가있기엔 스위스 물가가 무서워.. 스위스패스 뽕이나 뽑을 겸 기차를 타고 슈피츠까지 달려왔다.😁 이대로 튠 호수 구경도 못하고 돌아가기엔 아쉽기도 하고 말이다. 슈피츠 역에서 내리면 마을로 내려가기 전 이렇게 마을 전망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돌아가..

Day 7-1. 스위스패스로 브리엔츠 호수 유람선 타기!

[2018.09.26] 스위스의 아침이 밝았다. 느지막이 일어나 나갈 준비를 마치니 벌써 10시 반. 왠지 또 체한듯한 기분에 효과좋은 이탈리아 소화제(약 후기는 여기에..ㅋㅋ)를 입에 털어넣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나름 바삐 움직일 예정이다. 일단 점심을 간단히 사 먹고, 브리엔츠 호수로 가서 유람선도 타고, 기차도 타고, 인터라켄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그리고 다시 벵겐의 숙소로 돌아와 닭볶음탕을 해 먹는 것이 오늘의 계획. 어제의 어둑어둑한 벤겐은 그저 고요한 마을이었는데, 아침에 본 벤겐은 또 다른 느낌이다. 더 가까이 보이는 설산과 초록 초록한 잔디, 그리고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는 양까지! 양들의 목에 달린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더 스위스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인터라켄 지역에서 묵는 동안에는 운..

스위스 벤겐 숙소 후기 - 샬레 미라발레 (Chalet Miravalle)

우리가 벤겐에서 2박 3일간 묵은 곳은 샬레 미라발레 Chalet Miravalle. 숙소를 예약하려고 보면 샬레라는 단어가 엄청 많이 보이는데, 샬레 Chalet 는 바로 통나무로 만든 스위스의 전통 가옥을 뜻한다. 목동들이 여름 동안에 샬레에 살면서 버터와 치즈를 만들었다고! 현대에는 꼭 샬레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휴양을 위해 지어진 곳도 샬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묵은 곳은 음.. 누가 봐도 스위스 집처럼 생겼으니 샬레가 맞지 않을까? ㅋㅋ - 사진 출처 및 샬레 홈페이지: http://www.miravalle.swiss/ko-kr 위치 우리가 예약한 샬레는 다른 호텔들에 비해 기차역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벤겐이 워낙 작은 마을이라 걸어서 5분 거리이기 때문에 멀다고 말하기는 민망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