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1]
본격적으로 베니스 구경 시작!
메스트레에서 본섬으로 가는 2번 또는 7E번 버스를 타면 종점인 로마 광장 P.le Roma 에 내릴 수 있다.
마침 수상버스 시간도 조금 남아, 점심으로 광장에서 파는 피자를 먹기로 했다.
조식을 많이 먹었더니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 피자 한 조각이 한 끼로 충분했다.
페퍼로니 피자와 버섯 피자. 맛있었다!
우린 수상버스를 타고 본섬 가장 끝(?)인 산 마르코 광장에서 베니스를 구경을 시작하기로 했다.
로마 광장에서 산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수상버스는 1번과 2번.
피자를 금세 해치우고 설레는 마음으로 수상버스에 몸을 실었다.
4년 만에 다시 오게 된 베네치아. 과연 그대로일까? 하는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똑같았다!
하긴, 아주 오래된 도시인데 눈에 띄게 바뀔 리가 있나. 😄
007이 연상되는 멋쟁이 수상 택시. 한 번 타볼 걸 그랬다.
1, 2번 수상 버스는 관광 여객선마냥 유명한 명소인 리알토 다리도 통과한다.
베니스에서 찍은 건물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히힛😳
바다 건너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도 보인다.
수상버스를 여객선 삼아 정신없이 풍경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산마르코 광장 역에 도착했다.
성당 내부는 관심도 없는 남편, 그리고 여기저기 들어가 보는 걸 좋아하지만 베니스에 두 번째로 방문한 나.
그래서 우리는 웬일로 마음이 맞아, 종탑이나 대성당은 들어가지 않고 외부만 구경하기로 했다.
아래 지도는 우리가 방문한(외부만 구경한 것도 포함) 곳을 표시한 것.
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골목과 운하 구경하는데 보내느라, 표시할 곳이 별로 없다. ㅎㅎ
우리가 들린 곳
탄식의 다리
탄식의 다리에서 바라본 아드리아해. 날씨가 너무 좋았다.
산 마르코 종탑
다시 왔던 길을 돌아 인파를 따라 걷다 보니 금세 익숙한 풍경, 산마르코 종탑과 맞이했다.
4년 전 친구들과 올라갔을 땐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었던 기억이 있어 올라가 볼까 했지만,
줄 서있는 사람들이 너무 너무 너무 많아서 빠르게 포기했다.
광장 쪽으로 조금 걸어들어오면 화려한 산마르코 대성당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다.
아치의 모자이크 그림들은 마르코 성인의 유해를 옮기는 과정을 나타낸 것인데,
4년 전엔 사전 조사 후 친구들에게 열심히 설명해준 .. 그 기억만 있고 당시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남편에겐 대충(이 그림들은 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어..) 얼버무리고 말았다.
테라스(?)에 올라가면 산마르코 광장을 한눈에 담을 수 있지만, 많은 인파들 탓에 이 또한 쿨하게 패스했다.
산마르코 대성당
시계탑에서 종 울리는 것도 구경하며 광장을 조금 산책하다가 본격적으로 골목 탐험을 시작했다.
베네치아는 골목이 많아 지도를 보기는 힘들지만, 그 골목을 탐험하는 게 재미있다.
좁은 골목 사이로 늘어진 가게들과 북적이는 인파들을 따라 걷다 보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운하들.
그리고 그 운하를 따라 걷다 보면 골목 끝에서 갑자기 펼쳐지는 풍경까지, 정말 사랑스러운 도시다.
골목에 쓰인 낙서. 광장의 많은 비둘기들로 고통받은 듯..ㅋㅋ
아름다운 골목과 운하, 그리고 끝없이 줄지어있는 곤돌라들
골목과 운하들이 익숙해져 올 때쯤,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음악을 따라가니 곤돌라에서 멋진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할아버지가!
건물 사이로 노랫소리가 울려 퍼져 마치 작은 오페라 홀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나중에 찾아보니 세레나데를 불러주는 곤돌라가 따로 있다고 하던데, 우린 운 좋게도 공짜로 멋진 음악을 감상했다.
지나가던 사람들, 곤돌라들 모두 멈추어 행복한 미소를 짓고, 노래 후반부에는 함께 열창까지!
오 솔레미오 노래를 열창하시던 할아버지. 아코디언 연주자도 함께이다.
오 솔레미~오~
멋진 음악을 감상하고 난 후, 우린 어느 이름 모를 건물에 걸터 앉아 저녁식사를 할 레스토랑을 검색했다.
우리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고른 곳은 Ai Cugnai Dal 1911 라는 레스토랑.
인기가 많다고 해서 오픈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기 위해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레스토랑 위치
트립어드바이저 검색하면서 마신 어어엄청나게 쌔그라븐 신 레모네이드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길에 만난 아카데미아 다리. 난 이 다리가 유명한 줄 한국에 돌아와서 알았다.^^;;
유명한 이유는, 바로 예쁜 이 풍경 때문에!
레스토랑 도착! 한참 오픈 준비 중이셨다.
아카데미아 다리를 지나, 레스토랑에 1등으로 입장!
레스토랑 안쪽의 작은 야외공간에 있는 자리로 안내를 해주셨다.
메뉴판
맛난 와인, 그리고 자리에서 올려다보이는 하늘
드디어 나온 음식!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라자냐, 오징어튀김, 그리고 봉골레 스파게티.
사실 남편과 나는 오일 파스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트립어드바이저에 봉골레 파스타가 그렇~게 맛있다는 후기가 많아 속는 셈 치고 한 번 주문해보았다.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음식도 굉장히 맛있는 걸 먹고 나면 이후엔 잘 먹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은가?
난 봉골레 스파게티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이 레스토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살면서 오일 파스타를 주문한 게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우리가, 이 맛을 잊지 못해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종종 시켜 먹었을 정도이니.. 말 다 했지!
오징어튀김은 당연히 맛있었고(역시 튀김은 진리), 라자냐는 .. 봉골레 스파게티에 가려져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맛났던 것 같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끝내고 나니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리알토 다리에서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는데, 아카데미아 다리에서 보는 풍경도 얼마나 멋지던지!
넓은 강과 아드리아해가 맞닿는 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아카데미아 다리에서 바라본 해질녘 베니스
리알토 다리로 가는길에 만난 예쁜 바, 그리고 예쁜 노부부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리알토 다리!
다리에는 야경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마침 자리를 떠나는 사람이 있어 나도 늦지 않게 다리에 기대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베니스. 늘어선 가게들과 곤돌라가 더욱 아름답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나의 두 번째 베니스.
리알토 다리에 기대어 멍하니 야경을 감상하다 보니 살면서 여기에 또 올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게 마지막으로 보는 풍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
아름다운 야경을 눈에 한껏 담고, 왔던 길을 돌아 다시 숙소에 도착.
밤이 늦었는데도 활기찬 로비에서 조금 노닥거리다, 피곤한 나는 먼저 방으로 올라와 잠을 청했다.
남편은 로비에서 피자를 시켜 먹고 올라가겠다고 하더니, 독일 사람과 수다를 떨며 놀다 왔다고!
나와의 첫 해외여행에선 간단한 질문도 두려워하던 사람이 어느새 외국인과 수다라니..?
여행갈 때마다 레벨업하는 듯.. 참 신기한 일이다. 😅
이상 베니스 여행 끝!
내일부턴 돌로미티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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