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2. ESS Deck, 카오산로드, 람부뜨리로드
방콕 여행 준비를 하던 중, 내 마음을 완전 사로잡는 사진이 있었다.
바로 강 너머에서 찍은 왓아룬 야경 사진!
요건 내가 찍은 매직아워의 왓아룬
검색해보니 왓아룬은 오후 7시에 조명이 켜지고, 그 야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식당과 바가 강 건너에 여러개 있었다.
예약없이는 좋은 자리에 앉기가 어렵다고 해서 유명한 식당과 바를 미리 열심히 검색해보았다.
다들 음식 가격은 방콕 물가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였다.
- ESS데크(Eat Sight Story): 대체로 무난(가격, 맛, 위치)
- 수파니가이팅룸(Supanniga Eating Room): 가격/맛 무난.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왓아룬이 조금 멀리보이는 위치(감상엔 문제 없음)
- 더 데크(The Deck): 한국에 제일 유명. 가격/맛/위치 무난하나 장애물 때문에 야경감상이 어려운 자리가 있음.
- 비터데크(Bitter Deck): 가격/맛/위치 무난한 것 같으나 후기가 별로 없음.
- 살라라타나코신(Sala Rattanakosin): 호텔에 위치한 루프탑. 가격대 비쌈.
- 어보브 리바(Above Riva): 루프탑. 가격대 비쌈.
- 아모로사(Amorosa): Bar. 더데크와 같은 건물 위치.
- 이글네스트(Eagle Nest): Bar. 비터데크와 같은 건물 위치.
우린 일정 상 저녁과 야경 감상을 같이 할 예정이라 Bar는 제외했는데,
레스토랑 중에선 전망은 루프탑인 살라라타나코신/어보브리바 가 제일 좋아보였다.
루프탑인 덕에 한 쪽은 왓아룬, 한 쪽은 왓포가 보이는 더블 전망까지!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이 곳도 제외.
2명이서 7만원정도 나왔다는 후기가 있던데 6명이면..... 루프탑은 그냥 다른 곳에서 즐기기로 했다.
이곳 저곳 제외하고나니 ESS데크, 비터데크, 수파니가이팅룸 세 곳이 남아,
ESS데크, 비터데크에 먼저 예약 요청 메일을 보냈다. 이 때가 출발 한 달쯤 전!
(메일 주소는 트립어드바이저와 레스토랑 홈페이지에서 찾았다.)
비터데크는 테라스에 6명 자리가 없다고 해서 제외되고
ESS데크는 답장이 왔는데 왠걸, 2명으로 예약이 되었다고 답장이 왔다.
친절히 우린 6명이라고 답을 다시 보냈더니 이번엔 다른 사람의 예약 확인 메일을 보내주질 않나..
이 레스토랑의 허술함을 이 때 알아차려야 했었는데..
여차저차 예약을 완료한줄알았지하고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레스토랑 리뷰를 다시 찬찬히 보는데, 예약이 누락되었다는 후기 발견.
설마 내 예약이 누락되진 않겠지.. 했는데 설마가 사람잡았다는 후기 이제 시작.
* * *
바와스파에서 마사지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미리 예약해둔 ESS데크로 출발했다.
바와스파 후기는 여기 방콕여행, 쉐라톤 그랑데 수영장과 바와스파 (Bhawa Spa)
플런칫Phloen Chit 역에서 최종 목적지인 타티엔Tha Tien 까지는 40~50분 정도 걸린다.
BTS를 타고 씨암Siam 으로, 짙은 녹색인 실롬Silom 라인으로 환승해서 사판탁신Saphan Taksin 역으로,
2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걸어 사톤 피어Sathorn Pier 수상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수상버스 시간과 요금은 아래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렌지 플래그 수상버스 막차는 오후 7시라, 카오산로드로 갈땐 이용하지 못했다.
우리가 탈 수상버스는 주황색 깃발의 배.
다른 곳에서 수상버스를 탈때는 승차 후에 표를 구매하면 되지만, 사판탁신에서는 타기 전에 표를 구매해야한다.
부스에서 1인당 15바트짜리 표를 구매하고 오렌지색 깃발의 배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지는 해가 얼마나 강하게 내리쬐던지, 개운했던 몸은 다시 땀에 뒤덮혔다.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얇디 얇은 수상버스 표. 내 손은 왜케 닭다리 같니
수상버스 안에서. 짜오프라야 강은 여전히 흙탕물이다.
귀를 때리는 둔탁한 엔진소리, 배에 물살이 부딪히는 철퍽철퍽 소리, 정류장이 다가올 때마다 뭐라고 소리치는 직원의 목소리. 시끄럽지만 왜인지 정겹고 즐겁기만 하다.
밖을 감상하며 불어오는 강바람에 땀을 식히고 나니 멀리서 왓아룬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글 지도를 들여다보며 내리는 게 맞나 긴가민가하고 있으니, 직원이 왓아룬!하며 소리친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내린 곳은 타티엔 역이 아닌, 맞은 편 정류장. 왓아룬이 있는 쪽이였다.
타티엔 역이 공사 중이라는 글을 봤었는데 그래서인듯 하다.
덕분에 예정에 없던 왓아룬을 가까이서 잠깐 구경하고,
강 위로 조금 거슬러가 강 사이를 왕복하는 배를 타고 타티엔역으로 향했다.
왓아룬, 새벽 사원이라고도 부른다. 방콕의 사원 중에 가장 예쁜 것 같아.
길가에 누워있던 상팔자 귀요미 고양이. 사람이 지나가도 눈하나 꿈쩍안한다.
여기가 방콕이구나!를 몸소 느끼게해주는 이국적인 사원 입구.
강 건너 타티엔으로 가는 페리 입구. 구글맵에는 Tha Tien 이라고 적혀있더만, 여긴 Ta Tien 이네.
타티엔쪽 풍경. 식당과 바가 줄지어 있다.
배에서 내리니 좁고 어두운 골목이 우릴 맞이했다. 찾아가는 길이 좀 어렵다는 글을 봤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지도를 보며 이 길인가 저 길인가 헤매다, 친구의 제안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길로 따라가다 보니 ESS Deck 에 도착할 수 있었다.
ESS Deck 입구. 입구 앞처럼 이 주변의 길은 다 이런 분위기의 골목이다.
도착하니 직원이 반갑게 맞이해주며 예약했냐고 물어본다.
이름을 얘기하고 예약자 명단에서 찾아보는데.. 내 이름이 없는게 아닌가!
쎄한 기분에 핸드폰으로 예약 메일을 보여주니, 메일 내용과 발신자 주소까지 확인하고는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우왕좌왕하더니 조금 후 안내해준 자리는 강 바로 옆이 아닌, 강에서 2번째 열의 자리.
안내해준 자리는 분명 Reserved 표시가 없었는 걸 봤는데도 불구하고 여기가 내가 예약한 자리란다.
한 달 전에 예약했는데 왜 River side가 아니냐고 물으니 좋은 자리들은 이미 나보다 먼저 예약된 자리라는 소리만.
그 말이 정말 사실일 수도 있지만, 예약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는걸 뻔히 같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야길 하니 별로 믿어지지도 않았고, 사과없이 그런 말을 하는게 너무 불쾌했다.
하지만 따져봤자 사실 확인도 안되는거, 5명의 친구들을 데리고 다른 델 찾아가기도 뭐해서 그냥 자리에 앉았다.
예약 누락 후기를 봤으면서도 다시 예약 확인을 못한 내 탓도 하면서 말이다.
다행히 안내해준 자리는 다른 자리보다 의자와 식탁이 높아서 야경보는데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래도 여행을 망치지 않은 것에 위로하며,
기대한 만큼 아름다웠던 왓아룬과 친절한 직원들 덕에 불쾌한 마음을 풀어냈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의 왓아룬. 강바람때문인지 실외임에도 크게 덥진 않았다.
ESS Deck에서 먹었던 음식들. 맛은 뭐 무난했다. 음식 5개, 음료 6개에 총 2,023바트
기대만큼 아름다웠던 왓아룬의 야경. 앞에 앉은 손님들 때문에 사진은 크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레스토랑을 나가기 전에 잠깐 앞에서 찍은 왓아룬
직원에게 부탁해서 왓아룬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역시나 한두번 찍은 솜씨가 아닌 듯 아주 사진을 잘 찍어주셨다.
비록 들어갈 땐 불쾌했지만,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레스토랑을 나서 카오산 로드로 향했다.
타티엔에서 카오산로드는 가까운 편이라 택시를 타기로 했다.
방콕 택시 악명을 익히 들어서 그랩을 불렀는데 어찌나 안잡히던지.
나름 큰 길이라고 나왔는데도 지나가는 택시조차 많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 그랩 택시가 하나 배정되어 3명이서 먼저 출발하고, 나를 포함한 남은 3명은 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겨우 잡을 수 있었다.
미터를 켜달라고 하니 카오산로드까지 100바트를 부르길래, 나름 사전 조사한 가격인 60바트를 제시했더니 황당하단 듯 웃으며 99바트로 깎아주겠다고 한다. 깎아줄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일행이 먼저 출발한 마당에 다른 택시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흥정을 포기하고 그냥 택시에 탔다.
그랩택시를 탄 친구들은 65바트가 나왔다했으니 사전 조사한 가격은 얼추 맞은셈이다.
그래도 40바트면 천 몇백원이니까 크게 손해보진 않은 거겠지..
찜찜한 마음과 함께 10분쯤 달려 카오산로드Khao San Road 에 도착!
6년전엔 카오산로드를 낮에만 와보았었는데, 이번에 처음 방문한 밤의 카오산은 역시나 활기차고 정신없었다.
하지만 기대한 것과 다른 부분이 있었으니.. 여행자의 거리가 아닌 호객꾼의 거리랄까?
초입부터 유창한 한국말을 하던 마사지샵 호객꾼 네팔 아저씨부터,
길을 지나다니는 내내 들리던 마사지카~ 헤나카~ 타투카~
처음엔 즐거웠으나, 나중엔 정신없어 조금 조용한 분위기라던 바로 옆 람부뜨리로드Ram Butri Road 로 향했다.
카오산 로드. 여행자 거리라는 이름처럼 관광객도 정말 많았다.
조금 호이안 느낌이 나던 람부뜨리 로드의 어느 식당 앞
구경을 하다보니 우린 또 더위에 지쳐갔다.
맥주도 마실겸 더위도 식힐겸 람부뜨리 로드의 어느 시원해보이는 바에 들어갔다.
나중에 찾아보니 요긴 Streats Bar Khaosan. 옆에 같은 이름의 제과점이 있었는데 빵도 꽤 맛있어보였다.
시원해서 넘나 꿀맛이였던 맥주
양은 적지만 맛있었던 안주. 오징어 튀김이 제일 맛났다.
바 안이 엄청 시원한건 아니였지만, 더워하는 우릴 위해 대왕 선풍기를 틀어주어 나름 괜찮았다.
카오산로드 특유의 흥이 안났을진 몰라도, 여느 바처럼 너무 시끄럽지 않아서 우리에겐 좋았던 바.
10시쯤 됐을까? 바에서 나와 카오산 로드를 한번 더 구경하고 숙소가 있는 아속으로 가는 택시를 불렀다.
이 놈의 그랩은 왜 잘 잡히지 않는지, 또 그랩택시는 하나만 잡혀서 택시 하나는 흥정을 했다.
카오산에서 아속까지 140바트로 흥정 성공!
그래도 당연히 그랩보단 조금 비싸려니 했는데 반전은 흥정한 택시가 더 저렴했다는거. 그랩택시는 160바트가 나왔다.
대신 흥정해서 탄 택시는 기사아저씨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숙소로 갔다.
처음엔 강남스타일, 싸이 이야길하며 한국에 대해 아는 체하시길래 즐겁게 이야길했는데
갈수록 한국은 성형수술을 많이 한다는 둥, 친구한테 계속 졸려보인다는 둥 비웃는 어조로 불쾌한 이야기만 얼마나 하던지.. (그놈의 you know you know)
그렇게 우린 방콕에서 마지막으로 탄 택시안에서 개정색을 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며칠되었다고 벌써 내 집같은 (내 집이였음하는) 쉐라톤!
전날 산 망고와 망고스틴을 수다와 함께 몇 키로 해치우고
벌써 여행이 반이나 지난걸 아쉬워하며 다음 날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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