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노르웨이(Norway)

Prologue. 노르웨이, 오로라를 찾아서.

내나 2025. 2. 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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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단순했다.

 

절친한 친구가 올해 부모님을 모시고 이탈리아-스위스 여행을 간다고 했다.

이 친구는 그전에도 부모님을 모시고 유럽, 동남아 등 여행을 몇 번 갔었지만,

이번엔 정말 큰 결심이었던 이유는 바로 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부모님과 셋만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부모님 연세 때문에,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했다.

 

우리의 10년 전 첫 유럽여행지가 바로 이탈리아-스위스였기 때문에,

그때 갔던 도시, 여행지 그리고 음식들을 얘기하며 추억에 젖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에게 좀 후회가 되었다.

 

나도 엄마 모시고 둘이 여행을 좀 가볼걸... 하는 후회.

결혼 전이라도,

아니 아이를 낳기 전이라도 갔더라면 제약 없이 잘 다녀올 수 있었을 텐데 라는 마음 말이다.

 

사실 이런 생각은 마음 한켠에 늘 있긴 했지만

엄마의 일 때문에 휴가일정을 맞추기 힘들다던가, 아이는 어떻게 할지 현실적인 고민, 그리고 약간의 귀찮은 마음..😅 때문에 외면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어려운 결심 덕에 내 마음속 그 작은 생각에 불씨가 피어올랐다.

 

 

남편과 육퇴 후 수다를 떨다가 여행을 떠난 친구 이야기를 하며 

지난 기회가 이제와 조금 후회된다는 얘길 하니,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한마디.

"너도 가~!"

 

두 돌쯤 된 아이는 이미 어린이집도 다니고 있으니 약 열흘동안은 충분히 아이를 돌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해주는 남편.

물론 다녀온 뒤에 말하기로는 정말 힘든 열흘이었지만, (아이 보는 것도, 내가 보고픈 것도(?)🤔, 마침 걸린 감기 때문에도)

당시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부모님의 연세, 맞벌이인 우릴 위해 아이를 봐주시는 장모님에 대한 고마움도 당연히 있었지만

괜한 가오(?) 때문이었다고.

 

앞서 말한 친구가 남편의 절친과 결혼을 했기에,

남편도 내 친구의 여행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는데..

 

그렇다 보니 남편 입장에서는,

자신의 친구는 보름간 아이를 둘이나 봤는데 아이가 하나인 내가 열흘을 못 보겠냐! 

못 보겠으니 가지 말라고 하기엔 내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는 이유였다고...😂

(물론 남편도 부모님과 다녀오기로, 그렇게나 좋아하는 낚시여행도 따로 가는 걸로 현실적인 협의도 보았다ㅋㅋ)

 

남편의 흔쾌한 제안에 바로 여행을 계획한 것은 아니고

여행을 마음먹은 때부터 왜인지 날이 갈수록 엄마껌딱지가 되어가는 아이 때문에

정말 많은 고심과 눈물바람이 있었지만...

어쨌든 정말 이번이 아니면 엄마랑 멀리 여행 가는 일은 없겠다 싶어 나름 큰 결심을 했다.

 

목적지는 내가 미성년자 때부터 엄마가 줄곧 얘기하던,

엄마의 버킷리스트 1호,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바로 노르웨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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