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탈리아, 스위스(Italia, Switzerland)

Day 4-1. 라가주오이 아침 풍경, 그리고 까나제이 마을

내나 2019. 8. 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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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3]

 

고산병으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정신없이 잠들었다 느지막이 일어나니, 다행히 아침엔 컨디션이 괜찮다.

약간의 어지러움 외에는 몸이 한결 가벼운 기분.

 

남편은 나보다 먼저 일어나 밖을 구경하고 오고는 경치가 너무 좋더라며 어서 나가보자고 한다.

어제는 구름에 쌓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별 기대없이 주섬주섬 일어나 방에 난 조그만 창으로 밖을 내다보니 마치 현실이 아닌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 전 조금이라도 더 구경하기 위해 서둘러 씻고 방을 나섰다.

 

도미토리 창에서 바라본 풍경. 까마귀들이 쉴새없이 날아다닌다.

 

밖으로 나와 쌩눈(?)으로 구경을 하니 더더욱 그림을 펼쳐놓은 듯하다.

감탄만 내뱉다 비현실적인 기분에 손을 허공에 휘적휘적 저어 본다.

처음 스위스 여행을 간 날, 피르스트에서 (나름의) 하이킹을 할 때 느낌이 들었다. 손을 뻗으면 흩어질 것만 같은 사진을 보는 듯한 풍경.

 

편히 케이블카를 올라와 이런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니. 값비싼 걸 너무 손쉽게 얻었다.

 

방에서 나와 카메라로 찍은 사진

 

여길봐도 저길봐도 다 너무 멋있다.

 

멋진 배경에 슬쩍 껴보기

 

1차 세계대전 때 군인들이 사용했던 흔적도 구경할 수 있다.

 

라가주오이 산을 걸어 내려가는 사람들..😮

 

 

눈에 담기에도 아까운 풍경을 실컷 본 후, 이제 라가주오이와 헤어질 시간.

짐을 챙겨 케이블카를 타러 나가는 길에 산장에 사는 댕댕이가 우릴 배웅해준다.

 

사실 계단 앞에서 멍때리고 있던 중, 우릴 배웅한 건 아니였당..🤩

 

주차장에 있는 조그만 예배당(?)과 양심 자석 가게

 

아래에서도 친퀘토리가 선명하게 보인다.

 

 

* * *

 

짐을 싣고, 멀미약을 하나 먹고, 다시 차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어제보다 한결 맑아진 날씨 때문인지 눈길 닿는 곳마다, 찍는 사진마다 예쁘기만 하다.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번갈아 들으며 즐거운 드라이브 시간~

 

카트라이더가 생각나는 꼬불꼬불한 길

 

돌로미티 드라이브🚗🎵

 

 

 

꼬부랑거리는 길을 지나 SASS PORDOI에 도착!

하지만 막상 케이블카를 타려니 (겨우 괜찮아진) 고산병이 다시 두렵기도 하고, 아침을 굶은 터라 배도 고팠기에 우린 만장일치로 올라가지 않기로 했다.

라가주오이의 풍경을 본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어서 포기했는지도 모르겠다.😏

 

sass pordoi 케이블카 정류장

 

 

 

주차장에서 잠깐 경치를 감상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까운 까나제이Canazei 마을로 향했다.

돌로미티 여행을 계획할 때 아담하고 좋았다는 누군가의 댓글을 보고 정보도 계획도 없이 무작정 찾아간 곳.

근처에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살랑살랑 걸으며 마을을 구경하기로 했다.

 

우리가 주차한 곳은 아마도 여기! (1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음ㅠ)

마을 중심에선 약간 떨어져 있지만 워낙 조그만 마을이라 쉽게 돌아다녔다.

그리고 무료 주차장이었던 듯! 🤩

 

 

 

차에서 내려 동화 같은 아담한 마을을 구경하며 큰길을 따라 무작정 걸어 다니는데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 연주 소리가 들려온다.

누가 노래를 틀어놨나, 잘못 들었나 하며 소리가 나는 곳을 슬쩍 쳐다보니, 많고 많은 사람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행진 중!

 

선두에 서있는 대장 아저씨, 어찌나 밝게 웃으며 인사하시던지!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각자의 방법으로 즐겁게 행진 중🎵

 

 

행진 중~

 

경찰이 차도를 통제하는 중! 오른쪽은 큰 광고판. 알고보니 마을의 제법 큰 연중행사였다.
행진이 끝나고 모두 모인 광장

 

코르티나의 피아트 올드카 모임부터, 마을의 전통 행사까지! 

돌로미티에서 예상치 못한 행운을 자꾸 만난다는 생각에 우리는 기분이 한껏 들떴다.

고산병이니 멀미니 모두 잊어버리곤 우리 너무 운이 좋은 거 아니냐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즐거운 행진을 구경하다 보니 배가 고파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고심하여 고른 식당을 찾아갔더니 아직 오픈 전..

정오가 조금 넘었다 보니 아직 점심으론 이른 시간인지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았다.

별점이고 뭐고 영업 중인(!) 맛있어 보이는 식당을 찾아 헤매는 중, 광장에서 다시 행진을 하던 사람들을 만났다.

 

구경하는 사람들, 행진하는 사람들 모두 광장에 모여 남은 행사를 즐기는 중인 듯했다.

앞의 단상에서는 시장님(?) 같은 높은 분으로 유추되는 분의 연설 중.

이탈리아 말이라 짐작조차 되지 않는 말이지만, 활기찬 행진과 다르게 조용하고 지루한 시간..

그리고 조용한 마을에 퍼지는 마이크 울림 소리소리소리..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싶어 웃음이 난다.😁

 

 

다시 식당을 찾아 헤매다, 밖에 걸린 사진을 보고 홀린 듯 들어간 식당은 바로 Kaiserstube.

남편이 이탈리아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다는 음식, 바로 독일의 학센을 먹은 식당이다. 😂

 

 

 

식당을 찾아 해메는 중

 

마을의 풍경을 감상하고 싶어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먹음직한 학센

 

베니스의 맛을 잊지못해 또 시킨 오일 파스타

 

사실, 레스토랑 입구에 걸린 닭 바베큐 사진을 보고 남편이 홀려서(?)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닭은 지금 주문이 안된다고 해서 대신 직원 분이 자신 있게 추천해주신 학센을 주문했다.

맛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사실 나도 처음 먹어보는 거라 살짝 걱정했는데, 너무너무 맛있는 게 아닌가!

 

남편은 심지어 이탈리아에서 제일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라고 훗날 추억했다.

피자와 파스타의 나라에서 독일 음식인 학센이 최고였다니 좀 웃프다. ㅎㅎㅎ

(물론 나는 베니스에서 먹은 봉골레가 최고였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이제 까나제이를 떠날 시간.

아름다운 마을을 눈에 담으며 다시 주차장으로 향한다.

 

안녕, Canazei!

 

 

다시 차에 시동을 걸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약간의 트래킹 후 그토록 고대하던 카레자 호수로 갈 예정!

 

희끗한 돌산과 초록 산들의 조화가 너무 이쁜 돌로미티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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